1. 나의 예민함이 어디서 온 것인가
나의 불안이 소외감에 의한 불안임을 깨닫고 나니 불안감이 현저하게 낮아졌다.
그러나 나의 예민도는 여전히 높다. 상대방의 타자소리에도 내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닐까 신경 쓰인다. 특히 오늘 회사동료의 태도에 화가 났으나 그 회사동료가 아프다는 이유로 풀지 못하니까 더 예민해진다. 사실 풀어도 뒤에서 또 내 이야기를 하지는 않을까 다시 예민해질 것이다.
내가 예민해지는 원인을 살펴보아야겠다.
1. 기질적인 문제 : 원래 예민하고 여러가정 환경으로 불안도가 높다
2. 갑상선 수술이후 호르몬의 변화로 더 예민해졌다.
3. 원인인지 결과인지 모르겠지만 타인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 가에 내가 너무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4. 상처받기 싫은 마음에 기반하여 먼저 철벽 방어를 친다. 자존심이 세 보인다. 먼저 친한 척 다가가지 못한다.
1번과 2번같은 기질적인 문제나 갑상선 수술 이후 호르몬의 문제라면 정신과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먼저 일 것 같다.
3번과 4번같은 경우는 타인을 너무 신경 쓴다는 것인데 보통 주변 사람들 보다 훨씬 더 타인을 신경 쓰는 것 같다.
요즘 회사사람들과 트러블이 많다. 예민이라는 이름하에 타인이 나에게 조금이라도 잘못을 하면 엄청난 고민후에 그 잘못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관계에서 예민 중에 "공평"이라는 부분에 굉장히 예민하고 신경을 많이 쓴다는 것을 알았다. 너는 하면서 왜 나는 못하게 하는지, 나는 이렇게 대하면서 A는 왜 저렇게 대하는지 이런 부분에 엄청나게 집중하고 에너지를 쏟고 있었다. 그러다가 오은영의 금쪽상담소라는 프로그램을 봤는데 오은영 박사님이 내담자 가수 김윤아 씨에게 초민감자라는 이야기를 했다. 이렇게 될 수밖에 없던 이유가 어렸을 때 학대하는 아버지에 대한 안정감을 갖기 위해 그렇게 되었다는 이야기였다.
2. 어느 부분에서 특히 예민한지_ 공평
그래서 나의 '공평"에 대한 부분을 생각해 보았다. 왜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나를 타인과 다르게 대한 것까지 예민하게 짚어서 따지는 이유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해보았다. 어렸을 때 여자고 막내로 자라오면서 집안에서 존재 감 없이 대우받았던 것들이 떠 올랐다. 그렇다고 우리 부모님이 티브이에 나오는 천하의 나쁜 사람들은 절대 아니지만 알게 모르게 받은 불평등에 대한 억울함이 오늘날 나를 "공평"에 집착하게 만든 것은 아니었을까?
3. 타인의 무례가 아닌 내가 문제였다
민감도를 측정하는 문항이 있었는데 나는 20문항중에 16개 문항에 해당되었고 이는 초민감자라는 결과가 나왔다.
친구들도 동일하게 하도록 해보니 5,7,8개 정도일 뿐 나는 그들의 최소 2배 이상의 민감도를 가지고 있었다.
초민감자는 인구의 10% 정도라고 하였다.
그동안 회사사람들과의 트러블이 회사사람들의 몰지각이 때문이 아니라 회사사람들은 90% 평범한 사람들이었는데 10% 초민감자인 내가 너무 민감하게 군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해가 안된다는 그 사람들의 성향들이 그냥 보통 사람은 그런 성향을 가지고 있는 거지. 내가 다른 것이고...
내게 거슬리는 그들의 행동을 '왜 저러지'로 바라보지 말고 대부분 그런 거지의 눈으로 봐야겠다.
사실 내가 추구하는 선은 '절대 선' 일 때가 많았는데 보통 사람들은 아닐 때가 많다는 사실이 놀랍다.
오늘 처음으로 다른 회사동료의 무례를 따지거나 반응하지 않고 넘어갔다.
그 사람을 지적해도 내가 너무 괴롭고 지적하지 않아도 괴롭다면 오늘 한번도 하지 않았던 선택, 지적하지 않기를 선택해 보았다.
정말 한 시간 동안 분노로 손끝하나 움직이지 않고 아무 일도 못했는데 한 시간이 지나자 또 참을 만했다.
누군가 어떤 유명한 사람이 그랬는데 분노에 대한 반응은 본능이 아닌 선택이라고. 오늘 나는 분노가 아닌 것을 선택했다.
앞으로 타인이 나를 불공평하게 대한 다고 느낄 때 일차는 내가 예민한 것이겠지라는 생각하고 이 것이 어린 날의 상처에서 비롯되었음을 인지하고 치료를 위해 기도해야겠다.
최소 9번은 참아보아야겠다. 그리고 재택으로 하거나 혼자 일하는 직업을 찾아보아야겠다. 진작 이런 내 성격을 알았더라면 내가 이렇게 힘들지는 않았을 텐데 나이 40 넘어서 이제 깨달으니 한편으로는 그래도 다행이지만 억울한 면이 없지는 않다.